희대의 사기범 조희팔 최측근 강태용(54)을 구속한 검찰이 조희팔 조직의 은닉자금 흐름과 비호세력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조희팔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최근 조희팔이 제3자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 30여 개를 확인하고 대검찰청 계좌추적팀의 지원을 받아 돈의 흐름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차명계좌는 2008년 4월부터 조희팔이 잠적하기 직전인 2008년 10월 사이에 대부분 개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 돈거래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수상한 자금 흐름도 일부 확인했다. 이 돈이 자금 세탁 및 은닉, 로비자금 제공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은 수사를 하고 있다.
또 대구지검은 최근 조희팔과 강태용 주변 인물의 사무실과 집 등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5명의 사건 관련자를 추가로 출국 금지했다. 검찰은 조희팔, 강태용 범행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인물들을 이르면 내주부터 단계적으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소환 대상에는 대구 출신의 ‘원로 주먹’인 조모 씨(77)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 수차례에 걸쳐 조희팔의 범죄 수익금 10억원 정도가 조씨 측에 흘러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태용이 2007년 10월∼2008년 10월 조희팔 등과 공모해 유사수신 법인에 보관하던 165억원을 도피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횡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태용은 검찰 조사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중 5억원 정도만 자신의 중국 도피 자금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60억원에 대해선 “조희팔이 알아서 사용했기 때문에
강태용은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0월 사이 조희팔과 함께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투자자 2만4000여 명을 끌어모아 2조50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18일 구속됐다. 그는 10월 10일 중국에서 현지 공안에 붙잡힌 뒤 지난 16일 국내로 송환됐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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