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폭행·폭언으로 갑질 비난을 사고 있는 김만식(76)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28일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폭행사건이 알려진 후 근 일주일만에 김 회장이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28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 몽고식품 창원공장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최근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태는 백번을 돌이켜봐도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과 가벼움에 벌어진 일이다”며 “피해 당사자는 물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현승 대표이사도 이날 김 회장과 함께 고개숙여 사죄했으나 취재진의 질의응답은 일체 받지 않고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하고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 대표는 이날 피해자들을 내년에 복직시키고 건전한 노사문화와 혁신 일터를 마련하기 위해 컨설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했으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김회장의 불성실한 대국민사과의 행태는 물론 그동안 회사에 몸담았다가 김 회장의 갑질에 회사를 그만둔 증언들이 곳곳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A씨 뿐만아니라 전직 기사들에게도 이같은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으며, 직원들에게도 평소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몽고식품에 근무해 퇴사한 한 직원은 “평소 아랫사람을 지칭할 때 인격비하적인 발언을 많이 했고, 심지어 직원들이 회장이 오면 일부러 마주치지 않기 위해 피해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번 폭행 사태로 몽고식품은 피해를 입게 됐다. SNS를 통해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일부 식당과 가정에서는 몽고식품에서 만든 몽고간장 등 장류 매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활빈단은 이날 회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김회장의 행태는 형편없는 슈퍼갑질의 비인격적 반인륜적 기업인 윤리를 저버렸다”며 “국가인권위를 비롯해 대형마트 등지에서 김 회장의 갑질 만행을 규탄하고 몽고식품 불매운동을 인권단체, 노동단체, 소비자단체들과 연대해 전방위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활빈단은 이날 김만식 회장을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김 회장의 폭언 폭행이 알려진 후 몽고식품은 친일기업 논란까지 휩싸였다.
110년 전통을 가진 몽고식품의 기업역사는 일본과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된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고식품의 전신은 1905년 11월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마산시 자산동(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에 창업한 산전 장유 양조장이다. 이후 해방과 동시에 당시 공장장이었던 김홍구씨는 이 양조장을 인수한 뒤 ‘몽고장유양조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 김만식 명예회장의 부친이다. 김 회장은 ‘몽고식품’으로 법인을 설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 패망한 일본인들은 강제출국 되면서 자신의 심복들에게 부동산이나 회사를 맡기거나 헐값에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현 몽고식품도 김 회장의 부친이 공장장으로 있으면서 일본인 사장에게 회사를 헐값에 물려
김 회장 주변에서는 이번 사태를 보고 “창원 뿐만아니라 국내에서도 5위안에 들어가는 100년 향토기업을 이어간 장본인이나 평소 성정이 불같고 말을 함부로 하는게 흠이었다. 결국 터질게 터졌다”고 전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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