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된 응급실 감염관리 강화를 위해 체류 시간을 제한하고 선별 진료를 강화하는 등 응급실 체계 개편에 나선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관련감염대책 협의체는 29일 전문가, 의료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모아 의료관련 감염대책 권고문을 마련했다. 이번 내용은 대부분 정책화하며 필요한 경우 법률로도 제정될 예정이다.
응급실 감염관리 강화와 병문안 문화 개선이 방역체계 개편 1순위로 선정됐다. 응급실 격리병상·중증환자 진료구역은 보호자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응급실의 다른 구역도 보호자 1인만 출입할 수 있게 제한된다. 또 감염환자와 일반환자가 섞이지 않도록 평상시와 위기 상황으로 나눠 응급실에 환자분류소(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전담인력과 장비를 배치해 감염의심환자 사전선별·분리진료체계를 구축한다.
환자가 몰리는 대형병원은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환자 스스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을 때에는 응급실 전문의료인력이 사전 분류단계에서 중증도를 판단해 비응급 환자는 중소병원 응급실로 회송하도록 한다. 의료인의 요청에 따라 환자가 중소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 본인부담을 완화하고, 계속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하면 본인부담을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24시간을 초과해 체류하는 환자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권역·지역응급센터 및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법제화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가장 과밀한 20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6.6%의 환자가 전체 응급병상의 43.4%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단기·중장기 추진과제는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와 병원감염관리실 설치 및 전문인력 확충이 핵심이다. 전문 간호인력이 간호와 간병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를 간호등급 3등급 이상인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지역종합병원·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내년부터 확대한다. 이 밖에 6인실 위주의 입원실 병상구조는 4인실 위주로 개편을 유도한다.
하지만 병원들은 일부 종합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이나 일선 병원의 재정적 부담 등으로 인해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 대해선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지역 병원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려는 환자를 돌려 보내기도 어렵고, 많은 병원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병실 비율 제한이나 포괄간호서비스 등 제도는
한편, 정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감염병이 발생하면 방역현장을 총괄 지휘·통제하는 긴급상황센터(EOC)를 신설하는 등의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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