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직을 만류하기 위한 격려 자리가 돌연 ‘성추행’ 의혹으로 둔갑했다.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의혹이 언론에 일방적으로 보도되면서 검찰 고위직 출신 골프장 경영자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신승남 전 검찰총장의 골프장 직원 성추행 의혹 사건이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건 실체를 수사해온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창호)는 지난 23일 성추행 피해자임을 주장한 여직원 김모 씨(24)와 그의 아버지 김모 씨(50)를 각각 무고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이와 함께 성추행 음해 과정에서 신 전 총장으로부터 골프장 지분을 챙기려한 마모 씨(54·무고 교사 및 공갈)와 신 전 총장의 13년지기 운전기사 이모 씨(56·공갈)를 줄줄이 기소했다.
포천 P골프장 회장인 신 전 총장은 지난 2013년 6월 22일 여직원 숙소에서 직원 김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됐다. 그러나 지난 1년 여의 수사를 통해 성추행이 벌어졌다고 주장한 날짜가 조작된 것은 물론, 이 사건이 골프장 지분 획득을 위한 이권다툼 과정에서 꾸며진 음해임이 드러났다.
검찰은 피해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점(6월 22일)이 허위인데다, 만난 시점도 이 보다 한 달 앞선 5월 21일께 신 전 총장이 네일아트 사업 등을 이유로 퇴사를 하려던 김 씨를 만류하기 위해 다른 여직원들과 동석해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음해 배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 전 총장 소유 골프연습장을 관리해온 마모 씨와 신 전 총장의 13년지기 운전기사인 이 모씨가 연루돼 있음을 밝혀냈다. 신 전 총장 소유 골프연습장과 P골프장 지분을 얻기 위해 마 씨가 성추행 사건을 조작해 협박카드로 만들고 신 전 총장의 운전기사인 이 씨에게 1억원을 제공하며 지분 양도 등을 회유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마 씨는 신 전 총장 소유 골프연습장 소유권을 부정하게 확보하려 한 혐의(사문서위조 혐의 등)로 최근 수원지검에서도 기소됐다.
신 전 총장은 이 사건 조작의 진짜 배후에 P골프장 경영진 이 모 씨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P골프장을 방만경영하면서 적자가 누적되자 회장인 신 전 총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이 씨가 불만을 품고 마 씨와 결탁해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음해했다는 것. 신 전 총장은 “자금집행 과정에서 기존 경영 상 모럴해저드를 차단한 결과 2012년에 6억원의 경비 절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며 “이 같은 투명 경영에 불만을 품고 집무실 문을 잠그는 등 다양한 경영 배척 시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1년에 걸친 검찰 수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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