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이야 재앙. 말로만 듣던 구제역이…."
14일 오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전북 고창군 무장면 돼지농장 일대에는 대지도 얼어붙을 만큼 매서운 추위와 함께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돼지들의 울음소리로 떠들썩했던 이 마을은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드나드는 차량이나 사람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이 마을의 한 돼지농장에선 지난 10일부터 돼지 80여 마리가 발굽에 물집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전날 신고를 받은 전북도는 이날 오후부터 이 농장에 있는 돼지 9천800여 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매몰합니다.
구제역이 창궐하자 방제복으로 무장한 방역 요원들이 마을을 오가는 가운데 마을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습니다.
농장은 '사람 및 차량 통행금지'라는 팻말을 내붙인 채 문을 걸어 잠가놓았습니다.
농장과 인접한 도로에선 소독 차량이 쉼 없이 소독액을 뿌려댔고 주민들은 양성 판정이 났다는 소식에 '재앙'이 닥쳤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주민들의 공포감은 상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출입이 통제된 주민들은 대부분 집안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봤습니다.
주민 김모(69)씨는 "구제역 의심 신고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돼 나와 봤다"며 "정말 TV에서나 보던 재앙이 닥쳤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병이 날 곳이 아닌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인근 마을에서 돼지농장을 운영 중인 최모(72)씨는 "평생 돼지를 키우면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목인 설 명절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참으로 걱정"이라며 침통해 했습니다.
전북도는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온 고창군 전
적용 대상은 이 지역의 우제류 가축(소·돼지·양·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군을 통칭) 관련 종사자와 도축장, 사료농장, 차량 등입니다.
도는 구제역 발생 농가의 돼지를 모두 매몰 처리하고 있으며 고창지역 모든 돼지에 대해서는 백신을 긴급 접종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