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상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명동 사채왕’ 최모(62)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범균)는 28일 최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45억원, 추징금 901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11년에 벌금 134억원, 추징금 901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최씨는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8월 사이 상장회사 등 3곳에 주식 발행이나 유상증자 때 내야 할 돈을 사채 등을 이용해 낸 것처럼 속이는 주금가장납입 자금 373억원을 빌려주고, 사채업으로 돈을 벌면서 98억여원의 소득세를 신고 누락해 포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의 죄목은 상법 위반, 조세포탈 외에도 공갈, 변호사법 위반, 강요, 특수협박, 무고, 위증교사, 상해 등 모두 13개다.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완성된 특수협박 부분에는 면소를 선고하고 나머지 범죄에 유무죄 여부는 원심 결론을 유지한다”면서 “다만 조세포탈 부분은 혐의 가운데 44억7000만원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1심은 기소된 최씨의 조세포탈액 가운데 48억9000만원을 인정했으나 항소심은 4억여원에 대해 추가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채무자를 괴롭히고 폭리와 탈세로 거액의 재산을 형성한 점, 피해자들이 강한 처벌을 원하는 점, 범행 방법과 횟수 등을 볼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상당 부분을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포탈 세액의 일부를 추가로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씨는 사채놀이, 불법 도박 등으로 돈을 벌며 채무자 등을 공갈, 협박하다가 2012년 4월 검찰에 구속됐다.
그는 유명 로펌 변호사 등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3년여 동안 재판을 받아 왔으며
최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최모(44) 전 판사에게 2009년부터 2년간 자신이 관련된 형사사건이 잘 처리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다섯 차례에 걸쳐 2억6000여만원을 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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