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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소년원 엄마`, 이젠 교장 선생님으로

기사입력 2016-02-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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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저지른 범행만 보고 ‘어떻게 저런 일을 벌일까’라고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이들마다 애로와 고충이 있습니다.”
‘소년원 엄마’ 송화숙 씨(57·여)가 15일 첫 여성 서울소년원장(고봉중·고등학교장)으로 부임한다. 30년 전 영어교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곳이어서 더 의미가 깊다. 법무부는 “송씨는 소년보호행정 분야에서 27년 이상 경력을 쌓은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여성으로는 법무부 설립 71년 만에 처음으로 보호직 고위공무원(1·2급)에 임명됐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소년원은 1942년 문 연 법무부 산하 청소년 보호시설로, 지역별로 위치한 국내 소년원 10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법원 소년부에서 보호 처분을 받은 250여명의 원생이 중·고등학교 교과과정과 직업능력 개발 훈련을 받는 곳이다.
송씨는 1986년 서울소년원 영어교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1년부터 중학교 영어교사로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고등학교 진학을 돕다가 ‘서울소년원 중등교사 경력채용’에 응시했다. 행정고시 출신도 아니었고, 전체 보호직 공무원 중 20%에 불과한 여성이었지만 그는 27년2개월 동안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법무부 소년과 등에서 근무하면서 소년보호행정 분야 전문가로 거듭났다.
특히 2012년 7월부터 2년 반 동안 안양소년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안양소년원이 두 번이나 최우수 기관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송씨가 이때 실시한 ‘희망 도우미 프로젝트’는 현재 전국 소년원에 보급됐다. 출원 후에도 원생들이 자립할 능력을 키우고 담임교사·자원봉사 멘토단의 보호를 받게 하는 제도다.
송씨는 “소년원을 나가더라도 미성년자인 아이들 90%가 당장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며 “그런 아이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자’는 목표로 시행하게 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자격증을 따게 하거나 직장을 소개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력서 작성·면접·구직 훈련을 시켰다. 또 멘토 3~4명과 학생 1명을 연결시켜 경제적·심리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프로젝트 시행 6개월 만에 출원생의 재범률이 14%에서 10%로 떨어지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이후 송씨는 ‘소년원 엄마’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송씨는 소년보호행정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30년 전에 비해 교육 시스템, 인권적 수준 등에서 소년보호행정이 크게 발전했지만, 최근 늘고 있는 소년원생들의 정신질환 치료에는 인력과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성장 과정에서 입은 상처로 우울증과 품행장애 등을 앓지만 이들을 보살필 ‘의료소년원’ 도입은 예산 문제로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하

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30년 전 첫 임지였던 서울소년원에 원장으로 다시 부임하게 돼 기쁘지만 전국 소년원을 대표하는 기관인 만큼 어깨도 무겁다”며 “사회·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소년원생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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