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놀아야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하던 개미가 휴식기에 들어가면 게으른 개미가 대신해서 일을 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지난 17일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하세가와 에이스케 홋카이도 대학교수 연구팀이 ‘개미 집단의 존속을 위해 일하지 않는 개미가 일정 부분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16일 영국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나온 개미의 생활습성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개미들만 모아 집단을 구성해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일하지 않는 개미가 반드시 20~30% 정도 나타났다.
반대로 일하지 않는 개미만을 모아 집단을 구성하면 20-30%를 제외한 나머지 개미들이 일을 시작했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 했다.
연구팀은 일본에 서식하는 뿔개미의 한 종류(시와쿠시개미)를 사육해 집단을 구분하기 위해 한 마리마다 색을 입혀 8개의 집단으로 나눴다.
한 달 뒤 1200마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처음 일을 하던 개미가 지쳐 휴식기에 들어가게 되자, 놀고 있던 게으른 개미가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개미가 일해 피로가 쌓이는 경우와 일하는 정도가 서로 다른 집단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모든 개미가 일을 했던 집단은 구성원 모두가 움직일 수 없어 멸망이 빨라졌으나 일하지 않는 개미가 있는 집단은 더 오래 존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하지 않는 개미들이 일정 비율 존재해야 그 개미 집단이 오래 살아남
하세가와 교수는 “일하지 않은 개미가 항상 있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오히려 집단의 존속에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인간의 조직도 단기적인 효율이나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윤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