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넘게 풀무원 사업장 앞에서 파업시위 중인 지입차주들이 업무방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하루 100만원씩 이행 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민사부는 18일 풀무원의 물류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가 “제품 운송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며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이 회사 지입차주 17명을 상대로 낸 업무방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업무방해 금지가처분소송에서 법원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지입차주들이 원청업체인 풀무원 사업장에서 차량공격, 기사폭행, 돌 투척 등 업무방해를 하는 행위는 헌법이 보호하는 집회 및 시위의 한계를 넘어 범죄행위에 준하는,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화물 지입차주들은 앞으로 충북 음성 엑소후레쉬물류 등 풀무원 사업장 7곳에서 법원이 금지목록으로 지목한 ▲차량 흔들기, 매달리기, 경광봉·죽창·장대 등을 이용한 차량가격 행위 ▲기사에게 유형력을 가하는 등의 폭력행위 ▲차량을 에워싸거나 차량 하부에 진입하는 등 차량을 정지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저속 운행, 출입구 점유 등으로 통행방해 ▲난폭운전을 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행위 ▲차량 등에 계란, 돌, 금속류 등 이물질 투척행위 ▲차량 등의 외부 도색 및 유리창 파손 행위 ▲차량 등의 호스·구동부·타이어 등 차량 장치 파손도 금지행위에 포함된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화물연대의 불법 시위 행태가 변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엑소후레쉬물류의 위탁업체인 대원냉동운수 등 5개 운수사와 지입계약을 맺고 용역트럭(5t, 11t)을 운행하고 있는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은 지난해 9월 4일부터 사측에 차량 ‘도색유지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며 음성 사업장과 서울 수서 풀무원 본사, 유통매장 등에서 5개월 넘게 시위와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전체 차주 700여 명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 일부(41명, 현재 10명 탈퇴로 31명)로 그동안 6차례의 폭력 집회 과정에서 대형 트럭을 동원해 음성 물류사업장 등 정문을 수시로 봉쇄하고, 차량 통행을 막아 배송이 시급한 신선식품의 물류흐름을 방해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막아왔다고 풀무원측은 주장했다. 또한 외부 세력까지 동원해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동료 기사들의 화물트럭을 쇠파이프와 보도블록, 새총으로 공격하고 브레이크 에어호스를 절단해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등 차량 65대를 파손하고 8명을 다치게 하는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지입차주 변 모 씨(41)가 업무방해 혐의로 음성경찰서에 구속됐고, 임모 씨(45) 등 차주와 화물연대 관계자 5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대형마트 5곳에 풀무원을 비방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진입로 주변에 설치하고 외부세력을 동원해 매대와 시식코너를 막아서는 등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 엑소후레쉬물류는 지난해 1월 어려운 경영 여건(모회사인 풀무원식품 2014년 영업이익률 3.56%)에서도 화물연대 측이 제시한 최초 원안을 100% 수용해 운송료를 8%(월 평균 36만 원) 인상하는 등 근로조건을 개선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20년 동안 운송료를 동결했다”는 식의 허위선전으로 회사를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엑소후레쉬물류는 이들이 사측과 직접 계약관계가 아니지만 자사 제품을 운송하고
풀무원측은 이번 지입차주 폭력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금액은 차량 65대 파손 수리비, 운송거부로 인한 용차비와 물량 손실비 등 직간접 비용을 포함할 경우 26억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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