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장거리를 운행하는 경기도 광역버스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이 22일 밝힌 ‘광역통행에도 교통약자를 배려하자’는 연구고보서를 보면 도에 등록된 광역급행형, 직행좌석형 버스 가운데 저상버스는 없다.
1월 현재 경기도에 등록된 시내버스는 2094개 노선에 1만555대로, 이 가운데 광역급행형, 직행좌석형 버스는 176개 노선, 2421대(23%)이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시내버스에만 도입돼 수도권 장거리를 이용하려는 휠체어 장애인은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김포, 남양주에서 서울을 잇는 2층 버스 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저상버스는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도입됐지만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실제 도입률은 저조한 편이다. 특별시와 광역시는 운행 버스의 절반을, 시군은 3분의 1을 저상버스로 운행해야 하나 2014년 말 전국 저상버스는 6076대로 전체(3만2552대)의 18.7%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시내버스에만 도입돼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지하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장유림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휠체어 장애인이 유일하게 이용할 있는 2층 버스도 좌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기도에서 운행 중인 2층 버스의 휠체어 1석을 2석으로 확대하면 휠체어 이용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접이식 의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좌석 수는 기존 1층 15석과 동일하고, 총 좌석 72석 중 59석이 2층에 설치돼 좌석 수 손실은 우려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2층버스를 저상버스로 인정하지 않는 저상버스 표준모델 세부기준도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저상버스 표준모델 세부기준은 2층버스의 1층 차실 높이가 1.9m 보다 낮다며 저상버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장 연구위원은 “2층 저상버스는 저상면 높이가 34cm 기준을 충족해 휠체어 좌석을 충분히 설치할 수 있다”면서 “불합리한 규정을 변경해 저상버스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또 그는 “현재 저상버스 도입 규정은 ‘운행하려는 버스의 1/2’과 같이 전체 버스대수에 대한 기준으로 규정돼 있어 다양한 노선보다 특정노선에 저상버스가 집중되는 모순이 있다”면서 “노선당 저상버스 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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