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다음 타자는…지카바이러스 아닌 '뎅기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다음으로 국내 확산이 가장 우려되는 감염병은 지카바이러스가 아닌 뎅기열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최근 뎅기열 감염 환자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재신 질병관리본부 보건연구관은 4일 "한국의 기후 변화와 동남아를 방문한 여행객의 증가 등 다른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뎅기열이야말로 앞으로 가장 우려해야 할 감염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주장을 담은 논평은 질병관리본부 정영의 박사의 '한국과 일본의 해외 뎅기열 유입 환자의 역학적 양상 비교분석' 논문과 함께 질병관리본부에서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영문학술지(Osong Public Health and Research Perspectives)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한반도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는 데다 여름이 빨라지면서 모기 활동 시기가 앞당겨지는 등 모기 전파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동남아 일대를 방문하는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뎅기열 확산이 우려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해외에서 뎅기열에 감염돼 귀국한 사람 숫자는 2014년 165명에서 지난해 259명으로 57% 늘었습니다. 올해 2월 기준 국내 유입된 뎅기열 감염자는 69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19명)의 3.6배에 달합니다. 질본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유입되는 뎅기열 환자가 3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주 연구관은 우리와 유사한 뎅기열 환자 유입 특성을 보이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뎅기열 감염자가 동남아에서 유입된 비중이 각각 82.6%와 69.8%로 가장 높았고,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습니다. 여름과 겨울 등 휴가철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빈번해지는 것도 공통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