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심평원 비방글‘ 올린 30대 의사 모욕 아니다” 무죄 확정

블로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욕설이 담긴 비방글을 올린 30대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으나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본인의 인터넷 블로그에 욕설이 섞인 글을 올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비하한 혐의(모욕)로 기소된 의사 김모씨(37)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모욕죄의 피해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김씨의 무죄를 인정했다.
김씨는 2013년 1월 본인의 인터넷 블로그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개XX 같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XX들의 만행’이라는 제목을 다는 등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원심은 “매우 저속한 표현이 포함돼 있어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기관의 업무수행에 관한 비판이 주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국가기관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일부 포함됐더라도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앞서 1심은 “김씨가 비록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비중이 크지 않고, 게재 동기나 게시물 전체의 맥락으로 보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 속한다”며 김씨가 무죄라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