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두산그룹이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이달 재계에서는 박정원 (주)두산 회장 ‘숨바꼭질’이 뜨거운 화제였다. 2일 두산그룹 이사회에서 박용만 현 그룹 회장이 큰 조카인 박정원 두산 회장을 차기 이사회 의장으로 전격 발탁하며 재계 관심사를 한 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두문불출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13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정원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두산베어스 야구단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미야자키 전지훈련에 동행했다.
두산베어스 구단주이기도 한 박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야구광’이다. 차기 두산그룹 승계자로 지정된 직후 야구단부터 챙기며 이같은 애정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박 회장 야구 사랑은 지난해 이후 더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두산베어스는 지난해 10월 최강 삼성라이온스를 맞아 14년만에 한국 시리즈 승리 위업을 달성했다.
구단주로 첫 우승 감격을 만끽한 박 회장은 당시 관중석에서 선채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번 전지 훈련에서도 선수 전력 분석을 꼼꼼히 챙겼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 야구 사랑은 유별나다. 고려대 재학시절에는 야구 동아리에서 2루수를 맡으며 일선 선수로 뛰었다. 지금도 한 시즌에 두산베어스 경기 20회 정도는 직접 현장에서 찾아본다.
구단주를 맡고 나서는 선수들이 두루 전력이 되는 ‘화수분 야구’를 정착시켰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골고루 발탁해 주전급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금도 베어스 전력은 주전, 비주전 구분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이달말 차기 그룹 회장직
재계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이 평소 ‘기업 성과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팀플레이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곤 한다”며 “인재 발굴을 통한 실적 개선에 주력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