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없는 옥상서 추락사한 아동에 집주인 배상 책임

난간이 없는 2층 주택 옥상에서 아동이 떨어져 숨졌다면 집주인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판사 이은애)는 숨진 이 모군(당시 12세)의 부모가 이군의 친구 아버지인 집주인 김 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김씨가 이군 부모에게 7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기존에 설치된 옥상 난간을 뜯고 방수공사를 한 뒤 추락 방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김씨가 이군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군도 옥상에 난간이 없어 위험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김씨의 책임을 25％로 제한했다.
이군은 2012년 12월 2층짜리 다가구주택인 김씨의 집 옥상에서 김씨의 아들을 비롯해 친구들과 장난을 치고 놀다가 약 8m 아래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군은 병원에 옮겨졌지만 수술을 받다 숨졌고, 이듬해 김씨는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혐의(중과실치상)로 기소돼 형사재판에서 1·2심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군의 부모는 김씨가 집 옥상에 난간을 설치하지 않았고 아이들이 옥상에 올라가도록 방치했다며 1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민사소송 1심은 이군 부모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형사재판에서 유죄 인정된 사실을 들어 김씨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