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생후 3개월 딸 폭행 사망…친부에 살인죄 적용

경기 부천오정경찰서는 생후 3개월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친부 A씨(22·무직)에게 살인죄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상습아동학대·방임)를, 남편의 학대 행위를 알고도 모른체 한 친모 B씨(22)에게 아동복지법(상습아동방임) 위반 혐의를 적용해 18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5시 50분께 안방 아기 침대에 누워 우는 생후 3개월 된 딸을 56cm 아래 방바닥에 고의로 떨어뜨려 머리에 손상을 입히고, 배를 깨무는 등의 폭력을 가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딸을 낳은 후 경제적 어려움과 양육 문제, 자신의 인터넷 게임 문제 등으로 부인과의 사이가 멀어져 육아를 혼자 책임지게 되자 화풀이를 위해 1월 26일부터 딸을 습관적으로 학대했다.
경찰은 “딸의 나이, 신체 피해 정도, 폭행 상황·정도·방법, 방치 등 일련의 행위가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쉽게 알수 있었고,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없이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을 고려할때, 사망 가능성을 예상한 것은 물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친모 B씨는 원치 않은 임신으로 딸에 대해 애정이 없었고, 출산 후에도 육아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B씨는 경찰에서 “친부가 딸을 폭행한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딸과 24시간 함께 생활했고 지인에게 딸의 상처를 언급하며 남편의 학대행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실을 말한 살이 확인됐다.
경찰은 ”남편의 상습 학대로 딸의 신체가 손상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치료 등을 소홀히 해 방임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사실을 확인한 뒤 해외 도피·사체 유기 등을 고민하다 “딸이 혼자 침대에 떨어져 사망했다”고 입을 맞췄다. 사건 당일 친모가 현장에 없었던 것 처럼 꾸미기 위해 친모 지인에게 문자(어제 저녁에 너네 집에서 잠을 잤다고 말해줘)를 보내 알리바리를 조작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