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파생상품·속은 불법도박’ 증권방송 대표등 구속

파생상품 투자 사이트로 겉모습을 포장한 뒤 가입자를 모집해 불법 도박을 중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코스피(KOSPI) 200’ 지수의 등락을 예측해 돈을 거는 방식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거래 수수료 명목으로 46억원을 챙긴 혐의(도박개장 등)로 업체 사장 김모(43)씨와 증권방송 대표이사 이모(35) 등 2명을 구속하고, 고객 관리 업무를 한 김모(43)씨 등 공범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인터넷 증권방송 사이트를 광고해 회원들을 모집한 뒤, 이들을 불법 선물(先物) 거래 사이트로 유도했다. 정식 선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예탁금이 필요하지만, 김씨 등은 자신이 운영하는 선물 사이트를 이용하면 소액으로 즉시 거래가 가능하며, 최초 가입자에게는 50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유혹했다.
이 도박사이트에서 회원들은 대포통장에 투자금을 넣고 지수 등락을 맞추면 배당금을 받지만 틀리면 손실을 봤다. 김씨 등은 회원들의 투자 손실금과 수수료를 고스란히 챙겼다.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수익률이 높은 회원에게는 “불법업체라서 단속 대상”이라며 협박해 탈퇴를 유도했다.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월평균 3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렸으며 사장은 매월 1억원 가량을 챙겼다.
반면 대부분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고, 지난해 9월에는 5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본 한 회원이 자살하기도 했다.
[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