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인 봄이 시작되면서 직장인들의 축의금 액수 고민이 늘고 있다. 축하하는 마음을 표현하기엔 3만원은 적고, 5만원은 부담스러워 봉투를 앞에 두고 갈등하는 게 예사다.
한 취업포털에서 조사한 직장인들의 한달 경조사 비용은 7만원으로, 같은 기간 1.57회 경조사에 참석한다. 행사 한번에 5만6600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직장인들의 72%는 경조사비가 ‘부담스럽다’고 할 정도니 금액을 정할 때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는 게 사실이다.
◆ 신랑, 신부가 나랑 친했던가?
↑ [출처 = 소비자보호원] |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결혼한 신혼부부 500명과 혼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축의금을 최소 3만원부터 300만원 사이에서 지출했다.
가족·친척에겐 평균 57만2000원, 친한 친구와 지인은 28만8000원을 냈다. 직장 동료 등은 12만3000원, 사회적 지인은 11만6300원 규모로 축의금을 결정했다.
다만 가족·친척과 친구·지인의 경우, 응답의 분포가 넓어 다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객들이 최저액과 최고액 사이에서 다양한 금액을 낸다는 의미다.
◆ 가족과 같이 가도 되나
“얼마전에 결혼한 친구가 다른 사람한테 제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집에 아내만 혼자 두기 뭐해서 같이 갔더니 뒷말이 나온거죠. 좀 황당하면서도, 이해가 되면서도…”
2달 전 대학 동창 결혼식을 다녀온 김국형(36)씨는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아내와 동행했다. 금액만 봤을 때는 마음을 전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식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식과 동시에 제공되는 스테이크 코스 메뉴의 식대는 5만원 넘어섰다고 한다. 아내와 둘이서 먹었으니 숫자만 봤을 때는 축의금이 부족했던 셈이다. 한참이 지난 뒤 친구가 토로한 서운함에 불쾌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결혼식 피로연은 1인당 3만원 이상의 식대가 든다. 뷔페의 경우, 평균 3만3000원, 양식은 5만6500원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랑, 신부 입장에서는 하객이 지인과 동행하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축하해주는 마음이야 고맙지만 예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예비신부인 이은혜(가명·29)씨는 “식에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사람 저사람 데려온다고 생각하면 부담”이라며 “돈 들어가는 곳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 다른 친구는 얼마 내려나?
결혼식 축의금을 5만원만 하려고 했는데 다른 지인들이 고액을 외쳐 어쩔 수 없이 그 돈을 내는 경우도 있다.
결혼식 당사자를 잘 아는 사람이 또 있다면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략 비슷한 금액으로 맞추는 것이다. 3만원부터 5만원, 10만원이 넘는 금액까지 숫자를 비슷하게 한다. 직장인 최형석(34)씨는 “친한 친구가 결혼
짧은 기간에 지출이 너무 많다면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내는 금액도 중요하지만 그달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의 축의금을 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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