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검사 행세를 하며 애인과 동창들로부터 수십억 원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이 사기꾼의 범행은 가슴에 단 배지 하나 때문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허름한 점퍼로 얼굴을 가린 채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는 28살 황 모 씨.
얼마 전까지 황 씨는 동호회에서 알게 된 이들에게 잘나가는 검사 행세를 해왔습니다.
검찰청 앞에서 밥도 사고 법률 해석도 곧잘 해 모두 사실인 줄 믿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보통 만나자고 하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앞에 항상 자기가 자주 가는 식당에서 만나서…."
철석같이 황 씨를 믿은 피해자는 결혼 상대까지 소개해줬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혼해 아이까지 있던 황 씨는 모든 것을 속이고 이 여성에게 접근해 결혼 날짜까지 잡았습니다.
부모 역할을 하는 사람까지 고용해 상견례까지 하면서 여자를 속였고, 수사 자금이 필요하다며 8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검사 혹은 은행원을 사칭하며 2년 동안 학교 동창 등 32명으로부터 무려 11억 원을 받아 흥청망청 썼습니다.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황 씨는 이런 경광등과 무전기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하지만 검사가 변호사 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 모두가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강경보 / 경기 분당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피의자의 재킷에 '법'자가 새겨진 배지가 달렸었는데 피해자가 이를 의심하기 시작해서…"
「가짜 검사 황 씨는 결국 검찰청에 검사가 아닌 피의자로 끌려가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jay8166@mbn.co.kr ]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화면제공 : 경기 분당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