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화 ‘암살’ 표절 아니다”…100억원 손배소 기각

영화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100억원대 소송을 제기한 소설가 최종림씨가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현룡)는 14일 최씨가 ‘암살’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과 제작사 케이퍼필름,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소설과 영화의 인물 유형과 사건 자체의 공통점은 인정되지만 그것의 구체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소설이나 영화, 시나리오, 연극과 같은 저작물의 경우 사건이나 추상적 인물 유형 자체만으로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구체화된 표현의 유사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난 2003년 출간한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 속 조선 파견대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장면과 죽은 단원을 추모하는 장면, 독립군이 일본 총독과 친일파의 밀담 장소를 습격하는 장면 등이 비슷한 점을 들어 지난해 8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법원은 여성 저격수와 같은 인물 유형이나 임시정부에서 암살단을 조선으로 파견한다는 등 추상적 줄거리는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지 않는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한다고 판단,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영화 ‘암살’은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암살조를 투입해 일본군 사령관과 친일파 등을 제거하려는 작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지난해 여름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