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괴롭히는 블랙컨슈머 유형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단위=%, 중소기업 203곳 조사) |
# 해외에서 판매하는 건강보조식품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B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사이트에 ‘국내 최저가’라는 문구를 단 게 화근이었다. 한달 전쯤 제품을 구매한 한 고객이 “똑같은 물건을 다른 사이트에서 10% 싸게 판매하고 있어다”며 환불을 요구한 것. B씨는 규정상 제품을 사용했으면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 고객은 “당장 환불 처리해주지 않으면 소비자보호센터에 신고하고 이를 인터넷에 올려 고객을 우롱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B씨는 “속상하지만 참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해 울며 겨자먹기로 환불해주고 말았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중소업체들이 일부 ‘블랙 컨슈머(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블랙 컨슈머들은 외관적으로는 경제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스마트 컨슈머’와 구별하기도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스마트 컨슈머는 일반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숨은 혜택’을 꼼꼼히 챙기고, 이곳저곳 가격을 비교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실제로 제품을 육안으로 보고 구매하기 어려운 온라인 소비의 특성상 ,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배송받은 뒤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반품 비용은 소비자들이 부담하게 되므로, 여기까지는 소비자의 권리이며 똑똑한 소비 행위라고 볼 여지가 있다.
문제는 도를 넘는 반칙·변칙 행위다. A씨 사례에 등장한 고객처럼 실제로 모든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많은 제품을 주문해 받은 뒤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등 판매자를 속이는 행위다. 의류에 붙은 태크(Tag)를 제거하지 않은 채로 개인적으로 사용한 뒤 반품해도 사실상 판매자는 이런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이런 ‘가짜’ 스마트 컨슈머들이 온라인 골목 상인들을 겨냥하는 이유는 대형 업체들에 비해 소규모 업체들은 소비자의 악성 민원을 대응하는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 식품업체와 대형마트 등은 블랙 컨슈머 매뉴얼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 업체들은 사실상 악성 민원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블랙컨슈머를 경험한 업체는 83.4%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적극적 대응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업체는 14.3%에 불과했다. 대부분 중소 업체들이 블랙 컨슈머들의 횡포에 속앓이만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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