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와 변호사를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빼돌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벌 3세를 사칭하며 피해자 신 모(26)씨 등 여성 두 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2억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혐의) 등으로 양 모(29)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지난해 10월 재벌 3세로 신분을 속여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한 이후 신 씨와 황 모(27)씨 두 여성으로부터 각각 1억8000만 원과 4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양씨는 이들과의 소개팅 자리에서 “A기업의 자제이며, 현재 경영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속인 뒤 “친구들에게 유용한 주식 정보가 많으니 돈을 투자해보라”식으로 꼬드겼다. 경찰 조사 결과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양 씨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직증명서 양식에 국내 대기업 A회사의 로고를 붙여 결혼정보업체에 자신을 위장 등록했다.
양 씨는 또 변호사를 사칭하며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또다른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양 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채무 사건 관련 문의글을 보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사건을 해결해줄테니 증거 수집용 비용을 달라”
경찰은 유사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결혼정보업체로부터 이성을 소개받을 때에는 상대방 신원을 정확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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