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낼 돈 없다…다 가진 사람들의 ‘체납 갑질’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 주식 펀드 등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온 양심불량 학교법인, 대기업 임원, 의사 등이 경기도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도는 세금 체납자 273명의 주식 펀드 채권 등 377억 원 상당의 금융자산을 적발해 압류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 고액체납자의 금융자산은 도가 27개 증권회사의 협조를 얻어 1000만 원 이상 체납자 3만6331명의 금융자산을 집중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학교를 운영하는 한 학교법인은 채권 등 108억 2000만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23억 4000만 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4000만 원의 세금을 체납한 병원장 강 모씨는 19억 8000만 원을 주식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고, 전자업체 임원 황 모씨(1100만원 체납)는 주식에 4억3400만 원을 투자하다 압류당했다.
경기도는 이들에게 이달 말까지 체납 세금을 자진 납부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뒤 거부하면 금융자산을 강제매각할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돈이 없어 세금을 못 낸다는 체납자들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금융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앞으로도 고도·전문화된 징수기법으로 과세정의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