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직장동료 모함에 스트레스 장애는 업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일하다 직장 동료들의 모함으로 스트레스 장애를 얻은 교사 김 모씨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이 판사는 “김씨가 이번 사건을 겪기 전에는 동료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했다”며 “이 사건을 시작으로 대인관계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재단측의 미온적 대처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2년부터 지적장애인 시설에서 근무해 오다 2013년 동료 교사들로부터 서류 삭제와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억울하게 지목됐다. 김씨의 동료 직원 A씨는 “당신이 내 업무용 컴퓨터에서 관찰일지 파일을 일부러 지우고, 다른 동료 B씨의 서류도 없앤 게 아니냐”며 몰아세웠다. 다른 교사들도 폭언과 욕설에 가세했다.
김씨는 자신에 대한 괴롭힘의 정도가 심해지자 시설을 운영하는 재단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문제 있는 사람 아니냐’는 취급을 당했다. 또 파일 삭제자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김씨가 요구한 컴퓨터 전문업체를 통한 조사, 경찰 신고 등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4~5년 이상 함께 근무한 동료들과 신뢰가 깨지고 재단에서도 박대를 당하자 충격과 분노, 공포, 불안감, 두려움 등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했다. 그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와 질병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불복한 김씨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