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조교사 월급 지체…'누리예산 편성' 촉구 항의집회 열려
↑ 어린이집 집회/사진=연합뉴스 |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몇달째 미뤄지면서 보육교사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못 주고 있어요"
경기 광명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황모(50·여) 원장은 '누리과정'이라는 단어를 듣자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황 원장의 어린이집 만3∼5세반 보육교사 3명이 지난달 월급 150만∼200만원 중 처우개선비 20만∼30만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여파가 보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 미쳤기 때문입니다.
피해가 더 큰 건 보육교사들을 돕는 '누리보조교사'들입니다.
누리과정이 시행되면서 도입된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돕는 '부담임' 격인 보조교사들은 월급 78만4천원을 지난 두 달간 한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월급 날짜인 오는 25일이 되면 석 달째 무보수로 일한 셈입니다.
황 원장은 "우리 어린이집은 보조교사가 한 명이지만 원아가 더 많은 곳은 2∼3명씩 있다. 몇 달째 임금을 받지 못하니 '고용보험이라도 받게 차라리 해고해달라'고 하는 보조교사들도 있다고 한다"고 열악한 보육환경을 전했습니다.
그는 보육교사들의 처우도 문제지만 2차 피해는 고스란히 원아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이 장기화하면 결국 교구 등 물품을 절감하게 될 것이며 결국에는 보육교사들의 이탈현상도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황 원장은 "3월 월급을 받지 않은 원장들도 있고, 저 역시 교재나 교구 구입비 일부는 개인카드로 결재했다"며 "내달 초에는 어떻게든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 산하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원장 300여명은 2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경기도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도 하루빨리 편성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광명, 성남, 시흥, 광주, 김포, 고양, 양주, 동두천 등 경기 8개 시·군내 어린이집은 3월부터 현재까지 보육교사 인건비 등으로 지출하는 누리과정 운영비(원아 1인당 7만원)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습니
양평, 가평 등 16개 시·군 내 어린이집은 당장 다음 달부터 운영비를 받지 못해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외 수원, 용인, 안산, 여주, 연천, 안성, 평택 등 7개 시·군은 자체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있어 당분간 가시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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