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34)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24일 이뤄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는 이날 9시께 범행 현장에 도착해 김씨가 살해 과정을 재현하는 모습을 검증했다.
김씨는 이날 8시 55분께 검은색 모자를 흰 마스크를 작용하고 사건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는 “담담하고 차분하다”고 심정을 밝히며 “유가족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다”며 재차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히 답하면서도 여성을 골라 살해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김 씨는 “차후 조사받는 과정에서 이유나 동기에 대해서 말씀 드릴 것”이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김 씨는 약 40여분간 진행된 현장검증을 마친 후 경찰서로 돌아갔다.
현장검증을 과정을 지휘한 한증섭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범행 과정 전부를 담담하게 재현했다”며 “흉기로 가해할 당시 기분을 묻자 표정에서 죄송한 심경을 일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사실상 유죄입증에 필요한 범죄사실과 증거확보가 다 됐다”며 “이르면 26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 이날 아침 사건 현장에는 20여 명의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현장검증이 끝나기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 모습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불과 50여미터 떨어진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모(26·여성)씨는 “너무 무섭다”며 “내가 될 수도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이곳에 이사온 지 한달 밖에 안됐는데 수상한 남자가 집앞까지 따라온 일이 두 번이나 있었다”며 “사건 소식을 접한 이후로 낯선 남자가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 성형외과 직원 최모(29·여)씨는 “사망 사건 일주일 전 피해자와 같은 주점에서 놀았다”며 “(소식을 접한 이후) 화장실을 갈 때 절대 혼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모(60) 씨는 “세상이 희한하게 돌아가고
한편 전날까지 피해자에 대한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강남역 10번 출구 앞은 이날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중 오전에도 늘 손님으로 북적이는 사건 현장 위층 노래방에는 이날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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