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모르는 실종아동 수만명…"하염없이 눈물만 난다"
↑ 사진=연합뉴스 |
세계실종아동의날인 25일 실종아동찾기협회에 따르면 서맹임(62·여)씨는 1988년 9월 서울 중랑구 망우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딸 김은신(당시 4세)씨를 잃었습니다.
서씨는 "실종 당시 현장에 딸과 함께 있던 남편에게서 딸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서씨는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이후 딸을 찾으려고 터미널과 인근에 전단을 붙이며 수소문을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서씨는 "애 아버지는 딸을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술에 빠져 살다가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며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고 한탄했습니다.
그는 현재 30살이 넘었을 딸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1964년 외삼촌 집에 놀러 갔다가 동생 오종하씨를 잃어버린 오종욱(65)씨 역시 동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50여년을 살았습니다.
오씨는 "어머니 심부름에 동생을 데리고 갔는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사라졌다"며 "아버지는 임종 때도 '꼭 찾아야 한다'는 당부를 하시며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실종신고가 접수된 18세 미만 아동은 모두 9만7천679명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소재가 확인돼 107명만 실종 상태입니다.
그러나 수십년 전부터 따져보면 실종 아동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수십년 전부터 행방을 알 수 없는 이들을 포함하면 전국에 실종아동이 수만명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실종자들이 여전히 많은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아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서 대표는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아이를 찾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많다"며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찾으려 노력하다 결국에는 반 포기한 채 한 많은 삶을 살아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종 아동을 찾는 데 복지부가 투입하는 예산이 1년에 9억8천만원뿐이라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마저도 실종자 가족에게 지원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1년에 130만원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실종 이후 생긴 질병에만 해당하고 이를 증명해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족들은 아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지내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결국 가족이 해체되는 2차 비극으로 이어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서 대표는 "수십 년 만에 실종 아동을 찾아도 과거 당했던 폭행·상해 등의 범죄 피해는 공소시효가 끝나 수사하지 못한다"며 "실종 아동에게는 별도의 공소시효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