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찾은 박원순 시장 “기성세대로 책임 통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과 숨진 정비용역업체 직원 김 모씨(19)의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 병원을 각각 찾았다. 지난 28일 사고가 발생하고 3일 만이다.
31일 오전 비공개 일정으로 구의역 현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한 박 시장은 “지하철 공사의 안전 관련 업무의 외주를 근본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8월부터 용역업체 대신 자회사를 세워 안전문 유지·보수를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박 시장은 서울시 산하기관 외주화를 전면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돈 보다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고 우선하는 행정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청년들이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라며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경영 효율을 이유로 얼마나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저임금 비정규직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지, 그 실태를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두려움이 앞선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방문에 앞서 박 시장은 오전 출근길에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건국대 병원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유족들을 만난 박 시장은 고인에 대한 예우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작업에 나섰다가 오후 5시57분께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공고 재학 중에 취직해 혼자 컵라면 하나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다가 사고를 당한 김씨의 사연에 애도 분위기는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30일 구의역에 추모 메시지를 담은 메모지를 붙이며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