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L] 홍만표·정운호 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수감)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정씨의 로비에 가담해 총 5억원을 수수하고 소득 신고를 고의로 누락해 10억여원을 탈세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를 2일 구속했다. 100억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는 정씨도 이날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됐지만 모두 재판부에 불출석 의사를 밝혀 서면 심리만으로 구속이 결정됐다.
검찰 조사에서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정씨가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 받을 때 “검찰 고위 관계자에게 선처 로비를 해주겠다”며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역 매장 임대를 위해 서울메트로 관계자에게 로비하겠다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1년 변호사 개업 후 수임 내역을 신고하지 않거나 축소 신고하는 방법으로 세금 10억여원을 고의로 내지 않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도 적용됐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 계열사인 SK월드에서 140억여 원을 빼돌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을 받고 있다. 정씨는 100억원대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돼 징역 8월을 선고 받고 오는 5일 형 만기로 출소할 예정이었다. 이날 추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도 수감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정씨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나 감형 구형 등 석연치 않은 결정이 내려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 10여 명도 수사하고 있다. 최근 조 모 대검찰청 감찰1과장도 서면조사를 받았다. 조 과장은 2014년 당시 정씨의 392억원대 상습도박 사건 수사 지휘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의 부장검사였다. 검찰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이 부장이 아닌 주임검사의 결정 사항이어서 조 과장은 서면으로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정씨의 보석신청에 사실상 동의로 여겨지는 ‘적의 처리’ 의견을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시 심 모 강력부장과 정 모 공판2부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