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건설 “엮인 게 많다”
롯데그룹의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해 8월 롯데건설의 지분 매각으로 시작됐다. 신 회장은 당시 종가 기준 357억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롯데건설로부터 롯데제과 지분 1.3%를 매입해 그룹 순환출자 고리 416개 중 140개를 한꺼번에 끊어냈다. 롯데제과 지분율도 6.7%까지 끌어올려 형 신동주 전 부회장(3.95%)과의 격차를 단숨에 벌렸다.
최근에는 신 회장과 호텔롯데가 롯데건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 호텔롯데가 가진 롯데건설 지분은 37.8%에서 41.4%로 증가했고, 신 회장 본인 지분율도 0.5%에서 0.6%로 늘었다. 보유 주식수는 그대로지만 롯데건설이 만기가 돌아온 상환전환우선주(RCPS) 324만4000주를 전부 상환하면서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 등 주요 주주들 지분까지 33.9%와 9.6%로 일제히 확대됐다.
롯데건설이 대주주의 남다른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호텔롯데 상장(IPO) 등의 수혜를 받는 대표적 계열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영업이익도 2013년 500억원에서 2014년 1595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게다가 호텔롯데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호텔·리조트 건설에 투입할 경우 호텔롯데 주요 시공사업마다 참여하고 있는 롯데건설 매출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롯데건설은 최근 빠른 속도로 시스템통합(SI) 업체 롯데정보통신의 고수익 매출처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건물 시스템 구축을 위해 롯데정보통신에 총 267억원을 지불했다.
◆ 상장 대기 계열사들도 긴장
편의점 운영업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등 계열사들도 상장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상장사는 신 회장 본인과 롯데쇼핑 지분율이 높아 ‘신동빈 체제’ 강화에 언제든 동원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신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의 교환 비율이 특정 계열사에 유리했는지가 배임 혐의 수사의 핵심인 만큼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코리아세븐(51.1%) 롯데리아(38.7%) 롯데닷컴(50.0%) 등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신 회장도 코리아세븐(9.0%) 롯데정보통신(7.5%) 롯데닷컴(1.3%) 등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 등이 성공적으로 상장되면 신 회장이 호텔롯데 지주사 전환과 지분 취득에 필요한 재원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롯데정보통신과 코리아세븐, 롯데닷컴은 2013년과 2015년 롯데피에스넷의 167억원과 1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재정압박에 시달리던 롯데피에스넷을 부당 지원했다는 배임 의혹도 받고 있다.
◆ 첫 수사 대상 6개사 왜?
검찰이 첫 수사대상으로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와 그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을 정한 것은 결국 지배구조 핵심부터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롯데정보통신 역시 호텔롯데 뒤를 이은 유력한 상장 후보였고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많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에서 의미를 갖는다. 롯데그룹의 전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로서 삼성의 삼성SDS와 같은 업종에다 그룹 내 위상까지 비슷하다. 롯데리아 34.5%, 대홍기획 28.5%, 신동빈 7.5%, 신동주 4.0%, 호텔롯데 2.9%, 신영자 3.5% 등 오너 일가가 고루 롯데정보통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또 그룹 광고계열사 대홍기획과 더불어 그룹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입는 전형적 계열사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 6025억원 가운데 5226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올려 내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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