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배설물을 소독한다며 주민센터 직원들이 빙초산을 뿌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결국,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는데 캣맘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하주차장 셔터 넘어 유리병들이 보입니다.
병에 든 건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 닿을 경우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산성 물질인 빙초산.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는 지난 3일부터 일주일 동안 이른바 캣맘들이 길고양이 밥을 주던 곳에 빙초산을 뿌렸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빙초산이 뿌려졌던 지하주차장입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시큼한 냄새가 강하게 나고 있습니다."
고양이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췄고, 어제(13일) 아침에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캣맘들은 주민센터 측이 길고양이들을 없애려 빙초산을 뿌렸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캣맘
- "전날까지 건강했던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죽어 있다는 건 누가 봐도 의심스럽죠. 빙초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는 거죠."
주민센터 측은 고양이 배설물 때문에 소독을 하려던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해당 주민센터 관계자
- "청소해서 냄새를 빼내려는 작업이었지. (길고양이는) 2개월밖에 못 산다면서요. 자연적으로 죽을 수도 있는 거죠."
캣맘들은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등 퇴치가 아닌 관리 정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민센터 측은 구청 소관이라며 이조차도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