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 해병부대 수류탄 폭발…"이등병, 탐색작전 마치고 30분 넘게 소지"
↑ 대청도 수류탄/사진=연합뉴스 |
서해 북단 최전방인 인천 대청도의 한 해병부대에서 전입한 지 불과 보름가량 된 이등병이 수류탄을 터뜨렸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이등병은 탐색 작전이 끝나고도 한동안 수류탄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3일 오후 9시 32분경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해병대에서 A(21) 이병이 갖고 있던 수류탄이 터졌습니다.
생활관 건물 1층 현관에서 폭발해 내부 시설물 일부가 파손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수류탄을 터뜨린 이등병은 폭발의 충격으로 두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인하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해병대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A 이병이 고의로 수류탄을 터뜨렸는지 단순한 실수를 한 건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해병대 관계자는 "A 이병이 의식을 잃었다가 지금은 회복했지만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정확한 상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A 이병은 올해 4월 중순께 해병대에 입대해 5월 30일 대청도 이 부대로 전입했고, 배치된 지 14일 만에 수류탄 사고를 낸 것입니다.
사고 당일 A 이병은 해안정밀 탐색 작전을 마치고 생활관에 복귀한 뒤 수류탄을 곧바로 반납하지 않고 30분 넘게 갖고 있었습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전입 신병이라고 하더라도 작전에 투입되면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통 작전을 마치고 소초에 복귀하면 곧바로 실탄과 수류탄 등을 간부에게 반납해야 한다"며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해병대는 A 이병의 수양록(일기장)과 면담 일지를 확인하고 다른 소대원을 상대로 조사도 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들어 해병대 6여단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백령도에 근무한 해병대 부사관들이 회식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후임 하사를 집단 폭행한 사실이 올해 초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B(22) 하사 등 부사관 2명은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10시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의 한 주유소 인근 길가에서 후임 C(20) 하사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또 담배를 사 오게 한 뒤 돈을 주지 않거나 초과근무를 대신 서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 하사 등은 후임 하사가 사건 당일 1차 회식 때 중대장이 건배 제의를 하는데도 졸고 있었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 하사는 당시 백령도 해병부대로 전입한 지 3주가량 된 상태였으며 사건 후 정신과 치료 등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하사(24)는 만취 상태에서 무면허 운전 중 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과실치상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달 법정 구속됐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가 농로로 추락, 해병대원 3명과 면회객 2명 등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해병대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연이어 발생했다"며 "부대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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