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로비한 홍만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수감 중)의 법조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를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20일 구속 기소했다. 홍 변호사가 당시 검찰 간부에게 정씨의 선처를 부탁했지만 이같은 로비가 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변호사가 지난해 8~9월 최윤수 당시 3차장(49·22기·현 국가정보원 2차장)을 두 차례 찾아가 선처를 부탁했지만 검찰이 구속 수사 방침을 유지해 홍 변호사의 변론은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가 정 씨에게 “3차장이 절대로 (선처는) 안 된다고 한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도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정씨의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할 때 “간부급 검사에게 선처 로비를 하겠다”며 정씨로부터 3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9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임대 사업 관련 서울메트로 전 사장 등에게 청탁하겠다며 2억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또 2011년 변호사 개업 후 지난해 말까지 수임료 34억여 원을 신고하지 않아 15억5314만원을 탈세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지난해 10월 강력부의 정 씨 수사 기밀을 문자메시지로 정 씨에게 누설했다는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모 검사(45·32기)는 무혐의 처분됐다. 관련 의혹은 이 검사의 고교 선배 G씨가 이 검사를 사칭한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검사를 조사해보니 지난해 9월 30일 고교 동문회에서 G씨를 처음 만나 10월 1일 안부문자를 주고받은 외에는 정 씨 관련 대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며 “문자메시지는 G씨가 이 검사 명의를 도용해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이날 본지에 “정 씨와 브로커 이민희 씨, 정 씨를 수사한 검사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식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