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1박 2일, ADPi 관계자 입국서 김해공항 확장 발표까지
↑ 김해공항 확장/사진=MBN |
이번 신공항 선정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관계자들 의 입국부터 발표까지의 과정은 첩보작전을 방불케했습니다.
그동안 휴대전화를 꺼놓고 전화를 받으면 "아무것도 모른다"고 딴청을 피우는 것은 물론 관련 내용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내에서 장관을 포함해 6명만 공유했을 정도입니다.
국토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DPi가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연구' 용역을 완료했다고 국토부에 통지한 날은 19일(프랑스 현지시간 18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국토부는 용역이 끝났다는 사실만 통보받았을 뿐 김해공항을 현재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장하는 방안, 이른바 '김해신공항'안이 ADPi의 최종안으로 확정됐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국토부가 용역결과를 확보한 때는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 등 ADPi 관계자 3명이 파리발 에어프랑스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20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결과를 넘겨받고서입니다.
이때가 국토부로서는 '위기'였습니다.
'ADPi 관계자 입국설(說)'이 퍼지면서 각 언론사의 사실확인 문의가 빗발쳤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영남권 신공항 연구용역 결과 발표날짜를 '24일 이전'으로만 예상했습니다. ADPi와 국토부가 맺은 용역계약에 근거한 것인데 해당 용역계약에는 ADPi가 '용역을 착수한 날(작년 6월 25일)부터 1년 안에 국토부에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24일 열릴 예정이라는 점과 강호인 장관이 25일부터 해외출장을 간다는 점도 '24일 이전' 발표에 힘을 싣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국토부는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결과를 받고도 발표를 미루면 '정부가 용역결과에 손을 댄다'는 의혹이 불거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ADPi 관계자가 입국해 국토부 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하루 이틀 안에 용역결과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했습니다.
영남권 신공항 연구용역 업무를 담당한 국토부 관계자는 "발표날짜가 임박하자 하루 150∼200통의 전화가 쏟아졌다"면서 "일이 바빠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전화를 받아도 (보안유지를 위해) 무엇도 확인해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공항을 놓고 부산과 대구·울산·경북·경남 사이 유치경쟁이 격해지면서 연구용역 결과뿐 아니라 발표 일정 등의 사전유출을 막으려는 국토부의 움직임은 더 치밀해졌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들이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전화를 받고는 "신공항에 관해 나도 모른다"고 읍소하거나 오히려 "신공항이 어디에 지어질 것 같으냐"고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국토부의 비밀유지는 기자 등 외부인뿐 아니라 국토부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적용됐다.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된 내용은 강호인 장관을 비롯해 차관과 담당 실·국·과장, 사무관 등 6명만 공유하고 기획조정실장이나 대변인 등 다른 고위관계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호인 장관이 김해신공항안을 보고받은 것은 ADPi 관계자가 입국한 날 오후였습니다. 이날 오후 용역결과가 청와대까지 보고됐고 보고가 이뤄진 직후 발표날짜가 21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역결과 발표날짜·시간이 세상에 공개된 것은 21일 오전 10시께였습니다.
물론 발표시간인 오후 3시까지 용역결과는 비밀이 유지됐다. 관련 지자체장에게만 10분
국토부 관계자는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서는) 투명성, 공정성, 객관성이 제일 중요했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지자체와 공유했다"면서 "유치경쟁이 워낙 치열해 결과가 미리 공개되면 (연구용역) 자체가 진행이 안 될 수밖에 없어 보안유지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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