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김해 신공항 2009년엔 안됐는데 지금은 가능한 이유
↑ 김해 신공항/사진=MBN |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을 내놓으면서 과거 이명박(MB) 정부에서는 왜 이 안이 제대로 검토되지도 못하고 폐기됐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습니다.
2009년 MB정부에서 신공항 건설 논의 당시 김해공항 확장이 전향적으로 검토됐다면 2010년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고 재추진을 거쳐 21일 최종 입지가 선정되기까지 국론 분열에 가까울 정도의 지역갈등과 논쟁으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이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은 이와 관련, 22일 언론사 부장들과 진행한 오찬간담회에서 '콜럼버스의 달걀'에 비유하며 "발상의 차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MB정부 시절인 2009년 국토연구원이 제시한 김해공항 확장 방안에서는 기존 활주로에 교차(cross)해서 1본을 증설하는 안을 포함해 총 4가지 안이 제시됐습니다.
이 가운데 3가지는 신규 활주로를 기존 활주로와 남쪽과 중앙에서 교차해서 건설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활주로 교차없이 기존 김해공항 활주로를 남쪽으로 약 1km가량 연장하는 안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 안들은 항공기 처리 용량이 기존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는데다 군공항 이전 문제, 안전 문제 등이 지적되며 최종 대안에서 탈락해 밀양과 가덕도만 남게 됐습니다.
국토부 손명수 항공항행정책관은 "당시 연구용역에서는 인근 부지를 건드리지 않고 자체 공항 부지내에서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제한적인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용역을 맡은 ADPi는 공항 인근의 부지를 활용해 독립 활주로를 건설하는 방법을 냈습니다.
기존 활주로 옆쪽으로 40도 비스듬히 'V'자 형태로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면 기존 활주로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활주로간 간섭이 없어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처리하기 위한 충분한 용량 확보가 가능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해공항은 평소 북풍이 부는 때가 90% 이상이어서 남측에서 이착륙을 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남풍이 부는 10%의 경우에는 북측에서 착륙을 해야 하는데 북측에 위치한 360m 높이의 돗대산 언저리에서 비행기가 선회해서 내려와야해 시계비행을 해야 합니다.
이 때 날씨가 좋을 때는 관계가 없지만 안개가 많이 끼거나 악천후에서는 돗대산에 부딪히는 등 사고 위험이 컸습니다.
실제 2002년에는 중국 민항기가 안개 영향으로 돗대산 자락에 추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토부는 이번에 40도 각도로 비스듬히 누운 활주로를 새로 건설할 경우 남풍이 부는 10%의 경우 신규 활주로에서 착륙을 해 이러한 김해공항의 고질적인 문제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국제선 터미널과 관제탑을 설치하고 인근 지역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철도·도로망 확충도 함께 이뤄져 시살상 신공항 수준의 첨단 공항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강호인 장관은 "2009년에는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궁금해서 많이 물어보고 고민을 해봤는데 역시 발상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강 장관은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였던 2009년과 비교해 항공 수요가 크게 늘었고 저비용항공사(LCC)가 증가하면서 수요 전망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도 김해공항 확장이 가능해진 원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규 활주로가 건설될 부지(약 95만평)는 현재 90% 가량이 토마토 등 비닐하우스 농장이고 10% 가량은 2012년 정부가 지정한
이에 따라 90%의 민간 토지는 수용 절차를 거쳐 매입하고, 연구개발특구는 관할 부처인 미래부와 협의를 거쳐 공항 부지로 사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당시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하면서 인근 부지들이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현재 투기 위험도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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