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증거인멸 혐의 롯데케미칼 前임원 구속

롯데케미칼의 전직 재무담당 임원이 탈세와 증거 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23일 구속 수감됐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 구속된 피의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롯데케미칼의 탈세와 증거 인멸에 가담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및 증거 인멸)로 회사 전직 재무회계부문장(상무보) 김 모씨(54)를 구속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 거래 과정에서 법인세와 부가세 270억원을 고의로 누락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며, 김씨가 이 과정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또 검찰 수사 도중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관련 의혹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김씨를 상대로 롯데그룹 측과의 사전 공모·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 20일 참고인 조사를 받다가 증거 인멸 혐의가 포착돼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협력사의 홍콩 법인과 원료 물질을 거래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중간에 끼워 거래 단가를 부풀린 뒤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 조사에서 협력사 대표가 이 같은 의혹 전반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