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 집에서 난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19에 직접 전화로 신고까지 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탓에 그대로 변을 당했다.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단독주택에 사는 하모씨(49)가 이상을 느낀 건 23일 밤 9시 51분쯤이었다. 1층 거실 침대에 누워있던 하씨는 침대 끝에 놓여 있던 선풍기에서 펑 소리가 나자 10년 이상 자신을 돌봐준 돌모미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10분 뒤 불이나자 직접 119에 전화를 걸어 신고까지 했다. 당시 하씨가 누워있던 장소는 1층 거실이어서 외부로 탈출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하씨는 전신마비여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하씨의 신고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22분 만인 10시 23분께 불을 완전 진화했으나 하씨는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하씨는 27년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다. 불이난 집에서 혼자 살면서 인근에 살고 있는 친누나와 가사도우미 등의 도움을 받아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풍기가 침대 끝에 넘어져 있었고, 하씨가 선풍기 얘기를 한 점 등을 종합해 볼때 선풍기에서 합선이 나 불이 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골든타임 5분’을 지키기 힘든 도농복합도시 구조시스템의 한계가 이번 사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씨의 신고를 받고 여주소방서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13분으로 신고후 도착까지 총 9분(거리 약 8km)이 걸렸다. 여주소방서 관계자는 “안전센터나 지역대가 근처에 있으면 5분내 출동이 가능하지만 여주는 도농복합도시인데다 인력도 모자라 관할 범위가 넓은 곳이 있다”면서 “이번에 화재가 난 능서지역은 (별도 안전센터나 지역대가 없어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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