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여대생, 한달째 의식불명…강도 때문에 한 가족 삶 '마비'
↑ 모야모야병/사진=연합뉴스 |
강도를 뿌리치고 달아났다가 쓰러진 여대생이 근 한 달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있던 이 학생은 뇌에 물이 차 세 번째 큰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28일 의정부지검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김모(19·대학생)양은 지난 5일 오후 11시 52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자신의 집 앞 골목에서 강도를 만났습니다.
한 남성이 김양 뒤로 다가와 흉기로 위협했고, 깜짝 놀란 김양은 강도를 뿌리치고 있는 힘껏 집으로 도망쳤습니다. 그 사이 강도는 달아났습니다.
김양은 집에 도착해 강도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고 나서 잠시 뒤, 뇌졸중으로 쓰러졌습니다.
그날 이후 김양은 28일 현재까지 거의 한 달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29일 세 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양의 어머니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딸이 의식이 전혀 없어 너무 힘들다"면서 "제발 의식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어 "뇌에 물이 차서 또 수술해야 하는데, 이제 병원비가 얼마나 더 나올지 가늠조차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양은 이번 일을 겪기 전까지 자신이 모야모야병 환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로, 일상생활에는 불편함이 없이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한밤중 닥친 날벼락 같은 시련에 김양과 가족의 삶은 마비됐습니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점차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국내에는 2천명의 환자가 있습니다. 모야모야는 일본말로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가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을 늘리기 위해 가는 혈관들이 생긴 모습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앞서 처음 2주 동안 병원비는 약 1천800만원이 나왔고, 이 중에서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600만원을 김양 가족이 부담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에서 200만원가량 위로금을 받긴 했지만, 나머지 비용은 버스기사인 김양 아버지의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근 한 달 내내 김양 곁을 지키던 아버지도 다음 달부터는 생계를 위해 일터로 복귀하기로 했습니다.
피의자 여모(30·무직)씨는 범행을 저지른 지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전 11시께 주변을 탐문하던
여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지난 13일 검찰에 넘겨진 여씨는 강도치상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기소됐습니다.
의정부지검은 다음 달 중으로 범죄피해자 경제적 지원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양 사례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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