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감정 결과 천 화백의 작품이 맞다고 하면서 논란이 된 작품, 바로 '미인도'죠.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서 과학적 감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이우환 화백도 위작 논란에 놓이게 됐죠.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혁근 기자!
【 질문1 】
미인도 위작 논란이 시작된 시기를 한 번 짚어볼까요?
처음 작품 감정이 이뤄진 게 언제였죠?
【 기자 】
네, 세월을 꽤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5년 전 일인데요.
지난 1991년 천경자 화백이 지인의 말을 듣고 미인도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작품을 살펴본 결과, 자신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그러자 국립현대미술관 측에서는 천 화백의 작품이 맞다며 화랑협회에 감정을 맡기게 됩니다.
이 감정 결과가 진품이라고 나오게 되면서 논란이 시작되게 되죠.
【 질문2 】
천경자 화백은 그 후에 절필 선언까지 하고 미국에 갔다가 지난해 세상을 떠나셨죠.
그런데 이번에는 검찰이 나서게 됐다고요?
【 기자 】
천 화백의 둘째 딸인 김정희 씨가 지난달 미술관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검찰이 본격적으로 사건을 맡게 됐는데요.
검찰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미인도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놓은 상태입니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권춘식 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 질문3 】
권춘식 씨가 나타나면서 세상이 떠들썩하기도 했죠.
국과수에서는 권 씨를 상대로 어떤 부분을 감정하게 되나요?
【 기자 】
네, 검찰은 권 씨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넘겼습니다.
미인도에 있는 유전자 정보와 비교 분석하겠다는 건데요.
결과에 따라서는 위작 논란을 단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결정적 감정 방법이기도 합니다.
【 질문4 】
그렇군요. 그런데 최근 천 화백뿐만 아니라 이우환 화백도 위작 논란에 휩싸여 있다고요?
【 기자 】
네, 이우환 화백은 정반대의 상황입니다.
이 화백은 국과수 등이 위작이라고 판정한 작품들을 진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감정 기관과 화가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라 수사 기관도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 질문5 】
미술품 위작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현재 감정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 기자 】
사실 기본적인 문제는 화가의 작품들이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거든요.
지금이라도 모든 작품들을 담아서 기록하는 '전작 도록'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전문적으로 미술품을 감정하는 기관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처럼 공인감정사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논란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