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으로 울산은 물론 부산과 경남지역까지 흔들림이 감지되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초고층 건물이 밀집해있는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의 경우 80층짜리 고층건물이 휘청거리는 등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폭주했다. 지진이 발생한 5일 하루동안 울산과 부산에서 지진 관련 신고가 각각 1000건 이상 접수됐다.
울산 유곡동에 사는 이영철 씨(41)는 “처음에는 ‘아파트가 왜 이렇게 흔들리지’라고 생각했는 데 지진일 수 있겠다 싶어 아이와 함께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추가 지진이 오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울산의 지진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규모도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1~2010년 20년 동안 울산에서 발생한 지진은 20건이었지만 2011~2015년 5년 사이에 이미 20건이나 발생했다. 올해만 벌써 3번이나 발생했다. 규모도 과거에는 2~3 수준이었으나 최근 발생한 지진은 3 이상이다.
국민안전처는 “지진이 발생해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우선 중심이 낮고 튼튼한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이블이 없을 때는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최근 크게 늘어나는 고층 건물의 경우 지진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에 유리나 타일 등 외장재 붕괴에 무방비 상태라는 점도 문제다.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보장하는 구조체 내진 설계는 거의 완벽한 수준이지만 2차 피해를 막을 비구조체의 내진 설계는 아직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에 들어선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모두 90채가 넘는데 대부분 비구조체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다. 비구조체 내진 설계가 안 된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유리나 타일이 깨지는 것은 물론 승강기 고장이나 가스·배관 파손에 따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오상훈 부산대 건설융합학부 교수는 “비구조체 내진 설계가 현장에 적용되려면 빨라야 올해 연말은 돼야 할 것”이라며 “구조적 내진 설계에 안심하지 말고 2차 피해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집 밖에서 지진을 느끼면 담 옆이나 고정이 안된 자동판매기 옆은 피하고, 유리창이 깨지거나 간판이 떨어질 위험에 대비해 가방 등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빌딩 근처에 있을 때는 상황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게 오히려 안전하다.
백화점, 극장, 지하상가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하면 경비원 등 안내자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지하상가는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 엘리베이터는 지진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가까운 층에 정지하도록 돼 있다. 정지하면 신속히 내려 대피해야 한다.
지하철에서는 손잡이를 꽉 잡아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하철은 진도 5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멈춘다. 정차 이후 서둘러 밖으로 나가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시간을 두고 대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량 운행 중이라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야 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평소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가구, 냉장고 등은 고정해 두고 텔레비전과 화병은 높은 곳에 두지 않는다. 유리가 깨질 수 있으므로 두꺼운 슬리퍼를 준비해 둔다. 랜턴, 라면, 응급약 등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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