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겪은 우리 국민의 95%는 ‘국가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해 스스로 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절반 정도는 불안, 우울 등 ‘정서적 디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는 최근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논문 ‘메르스 감염에 대해 일반대중이 경험한 두려움과 정서적 디스트레스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작년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진행됐다. 29세 이상의 남녀 성인 45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가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해 스스로 나를 지켜야 한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95.6%가 ‘그렇다’고 답했다. 국가와 보건당국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각각 28.2%, 24.9%에 머물렀다.
이런 상반된 결과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불안이 남은 상태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도국가가 초기 대응에서 실수를 반복해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국가로부터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는 불신이 더욱 확고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80.2%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불안,
논문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차원의 위기에서 국민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안정감조차 느끼지 못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인식하면 심리적 어려움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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