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펫훌라흐 귈렌이란 인물이 대체 누구이길래 전통적 우방인 터키와 미국이 충돌하게 된 걸까요?
한 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터키의 민주화를 함께 이끌었던 이슬람 지도자인데요.
보도에 노승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에르도안은 정의개발당 창당 1년 만인 2002년 집권에 성공합니다.
당시 일등공신은 바로 터키 이슬람의 정신적 지주인 철학자 펫훌라흐 귈렌이었습니다.
수백만 명의 지지자는 물론 법조계와 정·관계, 재계에 탄탄하고 광범위한 지지층을 확보한 인물.
이런 귈렌이 자신의 장기집권을 규탄하며 등을 돌리자 에르도안은 2014년부터 가장 두려운 정적 귈렌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에 돌입합니다.
귈렌과 가까운 언론계와 정·관계 인사를 줄줄이 투옥했고, 급기야 귈렌을 지난 1월 국가 전복 혐의로 기소하기에 이릅니다.
이번 쿠데타로 판사 2천700명을 모두 해임하겠다고 한 것도 언제든 귈렌이 자신의 권력을 뺏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해석됩니다.
귈렌은 에르도안의 쿠데타 배후 지목에도 이번 쿠데타는 "에르도안의 자작극"이라고 맞불을 놨습니다.
▶ 인터뷰 : 펫훌라흐 귈렌
- "(역사를 보면) 어떤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고 가상의 적을 만들거나 가짜 쿠데타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쿠데타는 진압됐지만, 두 앙숙의 갈등은 여전히 터키 정국의 불씨로 남아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