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무자격 변호사가 부동산 거래를 알선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건 위법하다고 보고, 중개업체를 차려 운영한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해당 변호사와 업체는 “중개 수수료가 아니라 법률자문료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공판 과정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정순신)는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 혐의(공인중개사법 위반)로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대표 공승배 변호사(45·사법연수원 28기)를 지난 18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공 변호사는 구청에 정식으로 중개사무소 등록을 하지 않고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업한 공인중개사가 아님에도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중개’ 등 유사 명칭을 사업상 활용하고 부동산 매물을 광고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지난 5월 30일 회사 사무실에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11억3000만원에 중개하면서 매수인과 매도인 양측에서 각 99만원 총 198만원의 중개료를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블로그,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러스트 부동산’ ‘TRUST 부동산’ ‘최고의 부동산 거래 전문가’ 등의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회사 홈페이지에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 등 총 801개 부동산 매물의 면적, 주변 교통, 외부 사진, 위치 지도 등을 광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트러스트 측은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데 대해 “중개 행위를 하더라도 보수를 받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며 “트러스트부동산은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 변호사가 차린 트라이프스타일은 변호사가 차린 첫 부동산중개업체로 유명세를 탔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일반 중개업소보다 저렴한 99만을 받는다고 홍보하며 주목받았지만 일각에서는 변호사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복덕방까지 하느냐는 비판도 일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부동산 거래는 변호사의 부수 사무로서 법률사
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3월 공 변호사를 관련 법 위반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고,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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