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방경찰청에서 실시한 ‘의무경찰모집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찾아온 청년들 <사진제공=강원경찰청> |
각 지방경찰청장 주관으로 실시되는 의경시험은 ▲제자리 넓이뛰기(160㎝ 이상 ) ▲윗몸 일으키기(1분에 20회 이상) ▲팔굽혀 펴기(1분에 20회 이상) ▲100m 달리기(18초 이내) 등으로 선발된다. 그러나 최전방이 아닌 도심지 등 연고지에서 근무가능하고 근무시간 이후 자유시간이 상대적으로 육군에 비해 많아 최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강원지방경찰청에서 실시한 의무경찰모집시험에는 31명 선발에 432명이 지원했다. 이 날 강원청을 찾은 지원자는 대부분 2회 이상 시험을 치른 ‘의경 고시 재수생’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1.7 대 1이던 의경 선발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17.4 대 1까지 치솟았다. 상대적으로 자기계발 시간이 보장되고 외출·외박 기회가 많다는 장점 때문이다. 특별채용에 응시할 수 있다는 점도 경찰공무원을 지망하는 청년들이 의경을 선호하는 이유다.
이 날 서울에 거주하는 김수민 씨(23)는 의경 선발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강원지방경찰청을 찾았다. 2013년부터 서울과 인천지방경찰청 등의 선발 과정에 지원했던 것을 포함하면 열 번째가 넘는다. 김 씨는 “지난 달 지원 통계를 보니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여기로 왔다”면서 “주변에서도 경쟁률을 고려해서 지방 내려가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역별 의경 경쟁률을 묻는 질문이나 ‘지역별 의경 지원 노하우’를 분석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갈 수만 있으면 제주도가 제일 낫다” “제주·강원·경북·충남 지역의 경쟁률이 낮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날 낯선 지원자들 간 대기시간 중 대화에선 청와대 실력자인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의 ‘꽃보직’ 배치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우수석 아들인 우모씨(24)가 지난해 초 의경으로 입대한 후 전출 제한 기간 복무규정을 무시하고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으로 배치된 사건을 말한다.
실제 올해 3월 제주서 시험을 보고 떨어져 다시 응시한 서울 지역거주 강 모 씨(21)는 “제주 가는 비행기 티켓을 사려고 몇달동안 알바(아르바이트)를 뛰어서 시험보고도 낙방했다”며 “내겐 이토록 간절한 자리인데 누구에겐 그것도 불편해 더 ‘꽃보직’ 운전병으로 옮겨탔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함모 씨(20)도 “떨어지더라도 될 때 까지 몇 번이고 다시 지원할 생각”이라면서도 “우 수석 뉴스를 본 부모님들이 ‘내가 빽이 없어서 우리 아들 일반 의경자리 하나도 못 만들어 준다’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할때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일부 학생들은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고위층의 편법과 특혜 등 사회적 불평 등을 ‘체념’했다는 반응도 보였다. 천성혁 씨(21)는 “어차피 (좋은 데로 빠지는) 걔들은 금수저고 애초에 불공평은 익숙해진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군대까지 ‘흙수저’로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사실 의경 지원자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우수석 의혹 뿐 아니다. 경찰 총경 이상 고위간부도 자녀를 의경으로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지난해 총경 이상 고위간부의 아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의경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의경 선발과 배치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입김’이 작용한다는 우려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유다. 경찰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민원 청탁이 많다는 걸 굳이 부인 하지는 않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알음알음으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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