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요즘 날씨에 지나가던 사람이 피우던 담배 연기까지 맡는다면 더 짜증이 나겠죠.
그런데 단속 규정이 없다 보니 보행 중 흡연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점심시간, 서울시청 인근 식당가입니다.
일행 가운데 두 남성이 수십 미터를 걸어가며 담배를 피웁니다.
뒤따라가거나 마주 오는 이들도 연기를 맡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역 주변과 청계천 등에서도 보행 중 흡연자의 모습이 발견됩니다.
▶ 인터뷰 : 정승혜 / 서울 흑석동
- "제가 흡연자 때문에 왜 굳이 담배 냄새를 맡아야 하나 그 부분에서 가장 불쾌해요."
담배를 든 어른들의 손 위치는 어린이의 키 높이와 비슷합니다.
▶ 인터뷰 : 심현숙 / 경기 성남시
- "담뱃재 떨어지면 (아이가) 화상 입을 수 있으니까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담배 연기에는 20여 종의 발암 물질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초미세먼지도 유발합니다.
실제로 농도를 측정해봤습니다.
흡연자와 스쳐 지나가는 상황을 가정해 5차례의 실험을 거친 뒤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평상시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8배 이상 높았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은 장소 단위로 금연구역을 정하고 있어 보행 중 흡연자에 대한 단속 규정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청 관계자
- "(현행법상) 금연구역 체계가 장소 단위로 되어 있습니다. '움직이고 있는데 흡연하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담배 연기를 맡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보행 중 흡연에 대해서도 단속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