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리더십 영향` 신격호 회장 후견인지정 임박

롯데그룹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할지를 둘러싼 법정에서의 마지막 심리가 10일 열렸다.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을 복용하는 등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어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단순 예방 차원의 복용이라는 반론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을 둘 것인지를 결정하는 최종 심리를 이날 진행했다. 법정에서 후견 청구인 측은 지금까지 확보한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처방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후견인이 필요함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사무처리 능력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청구인 측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치매 관련 투약 이력과 병원 진료 내역,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직접 심문 등을 통해 (정신건강 이상이) 입증됐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후견인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9일까지 양측으로부터 추가 증거자료를 받고, 22일 이후에 후견 개시 여부를 판단해 후견인을 지정할 예정이다.
후견인은 가족 일부 또는 전부가 될 수 있으며,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변호사 등 제 3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신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 신정숙씨는 앞서 심판을 청구하면서 성년후견인 대상자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후견인 후보로 지목한 바 있다.
만약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기반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설득해 온 신 전 부회장의 입지가 약화되고, 롯데그룹 형제 간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