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사건’ 짐승만 못한 계모·친부 징역 20년·15년

‘평택 신원영군 사망사건’ 피고인 계모 김모씨(38)에게 징역 20년, 친부 신모씨(38)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0일 열린 신군 사건 선고 공판에서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계모와 친부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신씨에게 징역 30년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사건 쟁점인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겨울에 난방이 안 되는 화장실에 가둬놓고 생활하게 했고, 식사는 한 두끼만 주고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결국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 이상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그들 역시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이혼 및 아버지의 죽음 등을 겪으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서 “그 상처가 피해자를 키우는 데에 상당한 고통과 어려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100여개 방청석을 모두 채운 방청객들은 재판부가 살인죄를 인정하자 박수를 치기도 했으나, 검찰 구형량 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되자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검찰은 1심 선고와 관련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원영군(7)은 1월 중순부터 이들이 주는 하루 한끼만 먹고, 상습 폭행에 시달렸다. 이마 4.5cm가 찢어지고, 쇄골이 부러진 상태에서 1월 29일엔 락스 2ℓ가 전신에 뿌려졌다. 이후 밥을 전혀 먹지 못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던 원영군은 속옷에 설사를 했다는 이유로 같은 달 31일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찬물을 맞고 영하 8도 날씨에 화장실에 방치돼 영양실조, 탈수, 저체온증 등으로 숨졌다. 이들 부부는 원영군 시신을 베란다에 10일간 방치했다가 평택시 청북면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