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폭행과 학대 끝에 숨진 3살 조카가 팔까지 부러졌지만 친모와 어린이집은 학대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11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3살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A씨는 지난 6월부터 조카 B군을 양육하기 시작했다. A씨를 조사한 결과 물이 담긴 욕조에 5회가량 반복해 머리를 눌렀다는 추가 자백을 받아냈다.
B군의 시신에서는 오래전에 다쳐 치유 중인 것으로 보이는 멍과 A씨가 발로 밟아 부러진 팔에 깁스한 흔적이 발견돼 학대가 장기간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B군의 친모는 지난해 말께 충북 지역에서 A씨가 살고 있는 전남 나주로 이사와 서너달을 아이와 함께 살았다. 이후 올해 6월께 거주지 마련 비용을 위해 다시 충북 공장에 일을 하러 친모가 떠나자 A씨가 조카의 양육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학대가 친모가 떠난 이후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를 동생인 A씨에게 맞긴 후 친모는 여러 차례 나주를 방문해 아들의 얼굴을 보고 갔지만 학대 사실은 눈치채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특히 7월 말께 아이가 이모 A씨의 학대로 팔이 부러졌음에도 목욕탕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또 B군은 지난해 말부터 어린이집에 다녔지만 어린이집조차 학대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B군은 학대를 받은 시기로 추정되는 7월 15일 전까지 등원했지만 어린이집 측은 “이상한 점을
아동학대 전수조사에 나선 지자체도 학대 사실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자체가 아동학대 전수조사를 제대로 진행했는지도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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