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일조권 침해우려 아파트에 “공사 중단하라”

아파트 공사 도중 설계가 변경돼 이웃의 일조권을 침해할 염려가 생겼다면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이제정)은 서울 동대문구의 A아파트 주민 135명이 “공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인근 B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과 건설사를 상대로 낸 공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B아파트가 신축되면 1년 중 일조시간이 8시간으로 가장 짧은 동지을 기준으로 A아파트 일부 세대의 일조시간이 1시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인내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날 정도의 일조권 침해가 생기므로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B아파트 건축조합과 건설사는 A아파트 주민의 지속적인 민원에도 불구하고 설계 변경을 고려하거나 보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아파트 주민들은 앞서 B아파트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관할 구청에 민원을 냈다. 그러나 건축조합과 건설사 측이 설계를 변경하라는 구청의 지시도 따르지 않고 지난해 9월 공사를 강행하자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로 B아파트 측은 한시적으로 3개 라인 15층, 2개 라인 17층을 넘는 총 50세대의 아파트 신축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