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으로 남편 살해, 추돌 10대 3명 숨져…주말 사건사고 잇따라
↑ 사건사고/사진=연합뉴스 |
막바지 휴가철인 8월 셋째 주말 전국 곳곳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치사량이 넘는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여성과 내연남이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경찰에 구속됐고, 경남 고성에서는 10대가 몰던 승용차가 덤프트럭을 추돌해 3명이 숨졌습니다.
경기도 시흥과 인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패륜 범죄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니코틴으로 남편 살해하고 재산 빼돌린 부인 구속
21일 경기 남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오후 11시께 오모(53)씨가 남양주시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평소 매우 건강해 특별한 사인은 없었습니다.
부인 송모(47)씨는 남편이 숨진 뒤 단순 변사로 처리된 줄 알고 집 등 10억원 상당 재산을 처분해 자신 명의로 돌려놨습니다.
그러나 시신 부검 결과,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은 오씨에게서 치사량의 니코틴과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타살을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해 오씨가 숨지기 두 달 전 뒤늦게 송씨와 혼인신고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초혼인 오씨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송씨와 만나 2010년부터 같이 살았습니다.
경찰은 또 오씨가 내연관계인 황모씨 계좌로 1억원 가량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황씨는 2년 전부터 오씨를 만나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씨는 오씨가 숨지기 전 인터넷을 통해 중국에서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송씨가 재산을 빼돌리고자 황씨와 짜고 남편을 니코틴에 중독시켜 살해한 것으로 보고 법원으로부터 두 사람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송씨는 지난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국외로 도피하려다 검거됐고 범행 직후 외국에 머물던 황씨는 지난 18일 일시 귀국했다가 체포됐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구속됐지만,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황씨는 경찰에서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이용하고자 액상 니코틴을 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씨가 평소 수면제를 복용해 온 점을 토대로 송씨가 수면제에 니코틴 원액을 몰래 탄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수법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 승용차 추돌사고로 10대 3명 숨져…화재·열차 사고도 잇따라
경남 고성에서는 10대가 몰던 승용차가 덤프트럭을 추돌해 3명이 숨졌습니다.
20일 오후 3시 15분께 경남 고성군 고성읍 33번 국도 한 삼거리에서 사천방면으로 가던 K5 승용차가 신호를 기다리던 25t 덤프트럭을 추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김모(19)양과 함께 타고 있던 김모(18)군 등 3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지난 18일 거제에서 김 양 명의로 렌터카를 빌려 운행하다가 반납을 앞두고 사고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김양은 지난해 9월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오후 9시 55분께 인천 한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3시간여 만에 진화됐습니다.
불은 옆 타이어 판매업소로 옮겨붙어 3억5천만원(소방서 추산) 상당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소방당국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오후 11시 56분께 충남 보령시 웅천읍 장항선 미산 건널목 인근에서는 60대 남성이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남성이 선로 중앙에 누워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안다"며 "사고를 수습하느라 열차 운행이 1시간 정도 지체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1일 0시 30분께 대구 달성군 논공읍 현풍 방면 5번 국도에서 유모(43)씨가 몰던 오토바이(1천700㏄)가 앞서 가던 오토바이(49㏄)를 추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49㏄ 오토바이에 탄 30대 중국인 남녀 2명이 숨지고 유씨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중국인 남녀는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 치료가 끝나는 대로 사고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낮 12시 19분께 전남 여수시 덕충동 마래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김모(54)씨와 이모(56)씨가 충돌해 추락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심정지 상태로 옮겨진 김씨는 숨졌고 이씨는 가벼운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 딸 살해한 50대 엄마·아버지 때려 숨지게 한 10대…수사 속도
'애완견의 악귀가 딸에게 씌었다'며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어머니 A(54·여)씨와 아들(26)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A씨 조모가 과거 무속인이었고, A씨는 결혼 전 한동안 신병을 앓다가 증상이 멈추자 무속인 길을 거부한 채 결혼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무당이던 할머니에게서 내려온 '신내림'을 받지 않은 A씨가 아들·딸과 5일간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환청과 환각 때문에 '악귀'를 운운하다가 범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식사를 하지 않던 피의자들이 오늘부터 먹기 시작했다"며 "19일 검거 이후 지금까지 진술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심경에 변화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목 졸림과 둔기에 의한 머리 손상 등 복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A씨는 아들과 함께 19일 오전 6시 40분께 경기도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로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21일 용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B(14)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B군은 지난 19일 낮 12시께 인천시 남동구 한 원룸에서 아버지 C(53)씨를 방 안에 있던 밥상 다리와 효자손 등으로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범행 후 PC방에서 3시간가량 게임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오후 5시 30분께 주민센터 복지사에게 아버지 사망 사실을 알리기까지 1시간 넘게 범행도구 등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군은 밥상 다리를 집 냉장고 뒤에 숨기고 폭행당하던 아버지가 대변을 본 이불을 집 밖에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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