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 체결된 치욕의 장소 ‘통감관저’ 터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기억의 터’로 다시 태어난다.
25일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는 29일 오후 1시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기억의 터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억의 터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증언을 시기별로 새긴 ‘대지의 눈’,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4개국어로 새겨진 ‘세상의 배꼽’ 등이 설치됐다. 대지의 눈에는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끌려감’도 함께 새겼다. 기존 ‘통감관저터 표지석’과 ‘거꾸로 세운 동상’ 등이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전 세계적 인권 이슈로 떠올랐는데도 정작 그 아픔을 기리는 공간조차 없다는 지적 때문에 추진됐다. 지난해 구성된 추진위는 남산공원 통감관저터를 조성 장소로 선정하고 6월 착공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까지 1만9755명이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제막식이 열리는 8월 29일은 106년 전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해 나라를 잃어버린 ‘경술국치’일이다. 제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최영희 기억의 터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나마 ‘기억의 터’가 조성돼 매우 다행스럽고 의미가 있다”며 “‘기억의 터’가 할머니들에게는 위로가, 현재·미래 세대에게는 역사·교육의 현장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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